한국 펀드시장을 살펴보면, 헬스케어 섹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들이 몇개 있다. 

다만 헬스케어 시장 자체가 미국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펀드의 자산 전체를 국내 헬스케어 종목으로만 100% 구성하는 건 매우 힘들다고 생각한다.
수익률 관리가 힘들 뿐더러 변동성 관리는 더더욱 안될 것이고, 결정적으로 진정한 의미의 "Biotech" 업체들로만 Stock Screening을 할만큼 충분한 Universe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운용되고 있는 헬스케어 전문 펀드들은 아래 전략 중 하나, 혹은 여러개를 택하게 되는 것 같다.

  • 직접 글로벌 헬스케어 주식에 투자 (해외주식운용)
  • 간접적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주식에 투자 (외국 운용사에 위탁, ETF 편입 등)
  • 국내 헬스케어 주식 및 메자닌에 투자

각 경우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1. 직접 글로벌 헬스케어 주식에 투자
펀드매니저가 직접 NYSE/NASDAQ 상장 헬스케어 종목들을 펀드에 편입하는 방식이다. 

장점으로는 헬스케어의 "Main Market"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Universe가 엄청나게 다양하고, Big Pharma / Big Biotech / Pipeline Biotech / CSO / CRO /  Healthcare Equipment / Device 등 세부 업종별로도 수많은 종목들이 있다.
미국 시장에 익숙한 투자자라면 의약품 유통사(MCK, CAH, ABC 등), PBMs (UNH, ESRX, CVS 등) 과 같은 특이 업종들도 고려 대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인 지역적 어려움이 있다.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Contact가 쉽지 않을 것이고, 그렇기에 리서치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국내에 설정된 펀드이지만 미국 상장 종목들을 담아야 하기에 기본적으로 해외펀드로 분류되고, 그에 따른 환 리스크에도 노출될 것이다. 
해외에 상장되고 해외에서 주요 매출이 발생하는 해외 기업을 국내에서 한국인이 운용한다?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방식의 어려운 투자를 하는 펀드가 있을까?

있다. 
대표적인 것이 쿼드자산운용의 "쿼드 Definition 7 글로벌헬스케어" 펀드로, 2015.07/2016.02 결성 이후 현재 1/2호가 운영 중이며 바이로메드 출신의 김종묵 상무님(Ph.D)이 운용 중이시다.
(내가 아는 한) Ph.D 출신으로 상장주식운용을 하시는 몇 안되는 분들 중 한분으로, 재작년 학부 수업에 특강을 오신적이 있어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당시 금융업, 자산운용업에 대한 개론과 함께 셀트리온과 메디톡스의 사업현황을 설명하시면서 투자 아이디어를 설명해주셨던 것이 아직도 뇌리에 깊게 박혀 있다.

펀드가 사모 형식인지라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지만, 기사에 따르면 US/EU 투자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중국/홍콩/일본 30%, 한국 12%), 중소형주가 절반 가까이 된다고 한다.
약 85개 종목을 Long-biased로 운용하고 있는데, 그렇기에 하락장에서 많이 빠지고 상승장에서 많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며 고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실제로 해외 주식 리서치와 운용을 In-house에서 커버하기 위해 인력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위 언급한 운용의 어려움을 정면돌파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펀드이기도 하다.
아래 내용은 위 펀드 운용에 관여하고 있는 분들의 화려한 경력들...
  • 김종묵: Ph.D in Microbilogy, 바이로메드 R&D Head
  • 홍영태: Ph.D in Genetic Engineering, 바이로메드 연구원 / Biz. Dev.
  • 김선우: BS Economics in Univ. of Auckland,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 헬스케어 Coverage
  • Derek Yuan: MBA Wharton, Georgetown 의대, B.S. Duke. 대만 소재 PharmaEssentia Biz.Dev.
  • Jonathan Hsu: B.S. Cell Biology UC Berkeley, MBA Georgetown, Lehman Brothers, Macquarie, DB, China Healthcare 베스트 애널리스트


쿼드와 동일하게 사모 방식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종목들을 담으며 2016년 설정되었으나,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국내 헬스케어 메자닌으로 투자전략을 바꾸면서 변동성과 목표수익률을 낮추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역시나 하락장에는 섹터 리스크를 견디기 힘든 것 같다.



  1. 간접적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주식에 투자 (외국 운용사에 위탁)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글로벌 헬스케어 관련 공모펀드들이 이러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의 글로벌운용 부문에서 담당하며, 실질적인 종목선정 및 매매는 해외 운용사에 있는 외국인 매니저들에게 위탁하여 운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운용중인 펀드로는 아래 3개 정도가 있는데, 구성 종목을 보면 대체적으로 Pipeline Biotech 보다는 대형사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걸 알 수 있다. PBM과 의약품 유통업체, 의료기기 업체 등도 보인다.


2006년 설정된, 국내 최초의 글로벌헬스케어 펀드다. 
사실은 한화자산운용에서 설정한 것이 아니라 외국계인 푸르덴셜자산운용에서 설정한 펀드인데, 2011년 (당시)한화투신운용이 푸르덴셜운용을 합병하면서 펀드명도 한화로 바뀌게 된다.
캐나다의 Sectoral Asset Management에서 위탁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미래에셋 미국/홍콩법인에서 위탁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예전에도 포스팅했던 적이 있는 스위스의 Bellevue Asset Management에서 위탁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 국내 헬스케어 주식 및 메자닌에 투자

국내 헬스케어 주식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경우도 있다. 제일 "한국 헬스케어" 펀드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공모펀드로는 DB(동부)자산운용의 "DB 바이오헬스케어" 펀드가 있다. (투자설명서)
현재 포트는 바이오시밀러 3종 (CTL/SBL/CTLH)과 코스닥 상위주 위주로 구성.
매니저는 동부에서만 20년 가까이 운용하고 있으신 한용남 매니저로, 이 기사에 자세한 소개가 나와 있다. 변동성 이슈에 대해서는 헬스케어 세부 섹터를 활용하신다고 한다.


미래에셋에서도 공모펀드로 "미래에셋 한국 헬스케어" 펀드를 운용 중이다. (투자설명서)
글로벌과 달리 한국 헬스케어 섹터를 주로 편입하는데, 개별 종목으로만 구성되는 DB와 달리 국내 헬스케어 섹터 BM 추종을 위해 TIGER 헬스케어 ETF를 담고 있다.
(TIGER 헬스케어 ETF는 KRX 헬스케어 지수를 추종한다)
박택영 매니저가 2013년부터 2년간 운용하다가, 현재는 김재현 매니저가 운용 중이다.



이외에 상장주식이 아닌, CB/BW 등의 메자닌을 편입하는 경우는 상당히 많다. 

헬스케어 기업의 특성 상 단계별 자금조달이 필요한데, VC단계 초기투자 이후 자금조달이 주로 메자닌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섹터 관계없이 메자닌을 담다 보면 헬스케어 업체의 메자닌도 담게 되는 것이다.
메자닌 시장이 최근 2~3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코스닥 벤처펀드까지 등장하면서 투자하려는 자금도 많아지면서, 이를 받아서 사업을 키우기 위한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 좋은 자금조달 사이클이라고 생각한다. 

씨스퀘어자산운용에서는 지난 2016년 11월 "씨스퀘어 바이오헬스케어 메자닌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이라는 펀드를 출시하였는데, 메자닌 중에서도 헬스케어 섹터만 전문적으로 담는 방식이다. 
역시나 가장 큰 문제는 과연 투자금 소진이 가능할 것인가, 즉 충분한 투자건이 존재할까 였는데, 출시 이전부터 물건을 정해놓은 일종의 프로젝트성 펀드의 성격이라 특수한 경우에 해당한다.
설정규모는 총 43억원으로, 랩지노믹스의 CB를 편입했다고 한다. (Coupon 0%, YTM 1%)




위 내용을 종합해보면 아래와 같다.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자금조달 방식이 달라지는 만큼, 투자자들 역시 전략을 정해놓고 그에 부합하는 Stage의 업체들을 편입하는 방식.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초기(VC) - 메자닌 - 상장사(주식/PIPE)로 이어지는 투자 Value Chain의 수직계열화(?)를 이룬 운용사들이 나오는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마치 OrbiMed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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